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전시도록 원고 수록 관련 입장문
서울시립미술관은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2025.03.06.-07.27.)를 위한 남웅 평론가의 도록 원고와 관련하여 최근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공공미술관으로서 필자를 비롯하여 평론가분들, 작가분들, 기획자분들 및 여러 미술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5년 1월 남웅 평론가로부터 원고를 수령한 이후,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도록의 편집·발행의 권한을 가지고 해당 원고에 대해 검토, 논의하였습니다. 다만 도록 원고에 대한 별도의 내부 심사나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며, 특정 정치적 사건이나 관점을 이유로 원고를 배제할 의도도 전혀 없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억압된 사건이나 공동체, 상실된 역사를 재구성해 온 민간기록(매뉴스크립트)과 아카이브 기반 예술 실천을 조망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원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미술관은 원고가 전시 기획의 의도와 해석에 부합하는지를 고민하며 평론가와 소통하였습니다.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 사안이 충분히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지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며 사과드립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논란에 대해 심도 있게 재검토하고, 원고 수록 등과 관련하여서는 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염려를 갖고 계신 미술계의 여러분들과도 직접 만나 대화하며 진정성 있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2월 발간 예정인 전시도록은 필자의 원고를 비롯하여 이후 발표된 성명, 논평, 언론보도 및 다양한 비평적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담아내는 아카이빙 도록으로 묶어 이번 사안 전체를 열린 시각으로 기록하고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보다 진지한 논의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미술계의 다양한 의견과 비판을 폭넓게 수용하며 미술계, 나아가 문화예술계와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미술관 출판에 필요한 원고 의뢰, 검토, 편집 등의 제반 과정과 이와 관련한 여러 체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미술계 안팎의 신뢰 회복 및 공동의 가치 형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5. 06. 19.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