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봄나들이’전시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다, 즉 ‘보다’라는 의미와 계절 ‘봄(春)’이라는 이중 의미를 가지는 전시제목 ‘봄’에서 보이듯이, 미술관이라는 권위적 제도기관을
시각예술을 통해 가족나들이라는 일상행위가 이루어지는 친근한 공간으로 전환, 관객과의 상호교류를 지향한다.
이는 창백한 화이트 큐브나 견고한 조형물로 대표되는 미술관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전환, 우리에게 익숙한 공공시설물 또는 새로운 전시장치 등을 통해 관람객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전시방식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시는 미술관 내부를 벗어나 미술관과 외부가 만나는 접촉면 또는 경계면이자 제도/비제도, 미술/일상이 교차하고 상호작용하는 중간지점인 미술관 외부 야외공간에서 세 개의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 번째 파트는 미술관 진입로, 앞마당 및 건물 전면에서 이루어지고 참여 작가는
이순주,
배영환, 김시하,
서정국+김미인, 김주호,
김태준, 이기섭, 김민아 8명이다. 이들은 각각 미술관 진입로 및 앞마당에 교통표지(이순주), 표석(배영환), 인제책(김시하) 등 기존 시설물 형식을 차용하여 작품을 제작·설치함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의도하거나 기능성과 미가 결합된 아트벤치(서정국+김미인, 김주호)를 제작·설치하여 관객과의 상호교감을 얻고자 한다. 또한 현수막(이기섭), 애드벌룬(김태준) 등의 홍보장치를 이용한 작품으로 제도기관으로서 미술관 이미지를 탈피, 미술관에 새로운 표정을 부여하고자 한다.
두 번째 파트는 바깥 전시를 위한 새로운 장치를 도입한 전시로 참여작가는 김혁, 송필,
이기일, 정인엽, 강선미, 차민영, 이재광+손민영+최정완 등 7인이다. 이들은 일명 슈퍼볼이라고 불리는 투명한 우레탄 재질의 거대한 공인 ‘조브’를 이용, 실내에서만 감상이 가능했던 미술작품을 야외에서 소개한다. 이는 기념비적 조형물 위주의 야외미술 개념을 전환함으로써 미술관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술작품이 관객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 파트는 미술관 정원 및 시청별관 소공원에서 이루어지는 ‘나도 예술가’ 프로그램을 통한 관객참여전시다. 이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제작한 작품들을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야외에 전시, 관객이 수동적 소비자에서 능동적 생산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화창한 봄에 정형화된 미술관 내부 공간에서 탈피, 일상의 공간에서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미술작품을 접할 뿐 아니라 작품을 ‘보여주는’ 또는 ‘바라보는’ 방식에 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