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부터 8월 14일까지 SeMA가 선사하는 생활미술관 전시는 '
장응복의 부티크 호텔, 도원몽'이다. 이는 장응복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한국의 전통적인 모티프와 재료를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내어 11개의 방으로 구성된 미술관 전관을 부티크 호텔로 변모시키는 색다른 전시회이다.
안평대군이 1447년, 꿈에서 복숭아꽃이 만발한 언덕과 기암절벽, 구불구불한 냇가 길이 있는 풍경을 보고 화가 안견에게 부탁하여 제작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1447)는, 현실경과 이상경이 공존하는 꿈속의 낙원을 재현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관이자 부티크 호텔의 이름인 ‘도원몽(桃源夢)’은 장응복 작가가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착안한 것으로, 마치 꿈을 꾸듯이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모호하게 여행하는 이상향과 같은 공간을 의미한다.
장응복 작가는 부티크 호텔을 일컬어 대형 특급호텔에서 경험할 수 없는 보다 주관적이고 섬세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숙박시설이라고 말하며, 여행을 보다 새로운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휴식과 문화를 서비스 하는 공간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환경과 역사, 이야기, 건축, 인테리어, 예술, 음악, 음식, 사람 등이 얽혀 있다는 점이 부티크 호텔의 특성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는 예기치 않은 위치에 다양한 컨셉의 소규모 호텔들이 많이 존재하여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시간과 추억을 제공하곤 한다.
이와 같이 한시적으로 ‘도원몽’이라는 부티크 호텔로 탈바꿈된 남서울생활미술관은 서양 근대 건축과 한국 전통 문화, 현대 텍스타일 디자인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풍경으로 다가가 관람객들에게 예기치 못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관람포인트
• 1층 : 도원몽 (1-5 전시실)
5개 전시실이 각각 호텔의 리셉션(Reception), 리빙룸(Living Room), 다이닝 룸(Dining Room), 침실(Bedroom), 프라이빗 라운지(Private Lounge) 등으로 구성된다. 조선 후기 민화에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일상적인 이미지들, 그리고 화려한 조선 궁중 문화로부터 장응복 작가가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들이 선보여진다. 주로 대담하고 화려한 색상의 패브릭과 패턴으로 제작된 작품들이 호텔 각 실의 기능에 맞추어 연출된다. 특히 2전시실 다이닝룸에는 이강효 작가의 분청편병을 비롯한 다양한 도자기 작품들이, 5전시실 도원몽스위트룸/침실에는 허은경 작가의 자개 작업들이 함께 전시 된다.
• 2층 : 산수 (6-11 전시실)
2층은 호텔 비즈니스 센터(Business Center), 각종 스위트 룸(Moon Palace Bedroom Suite, Waterfall Bedroom Suite, Moonlit Night Suite)으로 구성된다. 이곳은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서, 장응복 작가가 조선시대 문인과 예술가들의 시, 서, 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낸 미니멀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6전시실과 10전시실에 위치한 비즈니스 센터 및 달빛스위트룸에는 장응복 작가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