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태(1938- )는 1963년 동국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수학하였다. 1973년부터 프레스센터(서울)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일본, 미국, 서울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1963년부터 1965년까지 경향신문 사진기자로 활동했고, 1984년부터 1992년까지 미주 『동아일보』 대표를 역임했다. 주요 사진집으로 『계절의 문장』(1993), 『원풍경』(1994), 『블로우업』(2003), 『황규태』(2005), 『bLow UP aMeriKa』(2016) 등이 있다.
황규태는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사진현상소를 운영하며 사람들의 모습을 흑백으로 담는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컬러 사진으로 바꾸었으며, 컴퓨터와 스캐너, 포토샵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면서 작업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망점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는 컴퓨터 모니터나 TV 화면을 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결과물이었다. 이러한 이미지는 사람의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것들인데, 이는 시각예술의 고전적인 매체로서 대상을 기록하는 사진의 본질적인 역할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술매체에 대한 탐구로 작품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었다. 모니터를 근접 촬영해 얻은 망점들은 모니터를 확대 촬영했다는 점에서 사실이지만, 모니터로 전달된 이미지가 근본적으로 허상인 탓에 황규태가 촬영한 이미지는 사실인 동시에 허구인 모순 바로 그 자체가 된다. 작가는 기술 매체의 속성과 그 속성이 초래하는 모순을 포착하면서도 새로운 매체의 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미지의 시각적 즐거움도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