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1990)는 노란색과 붉은색이 주조를 이루는 작품으로, 계절감각을 뚜렷하게 느끼게 한다. 보통의 풍경화가 원경의 경물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눈앞을 가로막은 빽빽한 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노의웅은 어릴 적 소나무가 들어선 마을 언덕에 누워 한여름 하늘을 지나는 구름을 여러 모양으로 상상하면서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그림은 그 때 본 하늘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 뜨거운 한낮의 열기와 얼굴을 간질이는 풀의 촉감까지 전해져 오는 것 같은 풍경이다.
노의웅(1945- )은 조선대학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남도예술회관(광주), 1994년 롯데화랑(서울), 1996년 신세계갤러리(서울), 2004년 세종갤러리(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1978년 《호남 대표작가 초대전》(신문회관, 서울), 1989년 《광주·전라남도 미술 50년전》(조선대학교미술관, 광주), 1999년 《금강산》(신세계미술관, 서울)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1976년 전라남도 미술대전 최고상, 1998년 일본예술공론사 예술공론상을 수상하였으며,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학장과 미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노의웅은 작품 활동 초기 농촌을 소재로 한 사실적인 풍경화를 그리다가 1990년을 기점으로 굵고 검은 선과 단순화된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화면에 정착했다. “향수는 내 그림의 본향”이라고 하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림의 주제는 도시화를 거치기 전 고향의 풍경,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이상향 속의 자연친화적 풍경이다. 지금으로 보자면 광주의 우산동과 풍향동 일대, 서방 또는 말바우라고 불렸던 지역이 노의웅이 낙원으로 삼고 있는 고향 마을의 원형이다. 명도와 채도가 높은 원색이 서로 충돌하는 색조는 그의 그림에서 강렬한 자극이 되는데, 미술평론가 박용숙은 이것이 오지호(1905-1982)의 중용적인 색조화법과 임직순(1921-1966)의 굵고 대담한 붓질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노의웅의 작품에는 대지이자 모성을 상징하는 여체의 이미지와 금강산이 주요 모티프로 등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