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록으로 돌아가기

컬렉션 상세보기

김차섭 컬렉션


소개

 

1. 컬렉션 개요

 

김차섭 컬렉션은 2021년 김차섭, 김명희로부터 수집한 자료 518여 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고 1년여 전 작가의 뜻에 따라 디지털본이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되었다. 

김차섭은 1940년 일본에서 출생하여, 1944년부터 경북 경주에서 자랐다. 광복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이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동문이었던 곽훈, 김구림, 이승조, 하종현 등과 함께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그룹, 이하 AG)를 창립하는 등 제도권 미술에 반발하는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더불어 1967년 개최된 제5회 파리비엔날레 참여 작가로 선정되면서 국내외 큰 화제를 모았고, 『아트 인터내셔널(Art International)』에 한국 작가 최초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후 미국 록펠러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1975년 뉴욕으로 건너가 이화여고 동료 교사였던 부인 김명희 씨와 이듬해 결혼했고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대학원 과정을 함께 마쳤다.

 

MA-03-00011281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김명희, 김차섭 인화사진

 

과학과 신화를 주제로 문명에 대한 고민을 섬세한 에칭 작업으로 풀어낸 그의 작품은 당시 미국 화단의 눈길을 끌었으며 뉴욕현대미술관(MoMA), 브루클린 미술관, 버지니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됐다. 1980년 뉴멕시코 지역을 여행하며 자신과 역사를 대등한 위치에 두고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후 유럽과 멕시코 등을 오가며 이민자이자 타자로서 겪은 모순적 상황에 대한 민족적 의식을 일상적으로 기록한 '커피컵 시리즈' 작업을 제작한다. 1990년에는 귀국해 강원도 춘천 내평리의 한 폐교에 작업실을 차리고, 부인과 함께 뉴욕 소호와 춘천 내평리를 오가며 3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했다. 더불어 미국, 멕시코, 터키, 중국 산둥반도, 시베리아 횡단, 뉴잉글랜드 등 문명 이전의 문명, 비서구 문명의 존재와 가치를 깨닫고 한민족의 뿌리와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 여행하며 역사적 세계관을 견고히 하였다. 

 

MA-03-00009087 〈Coffee Cup〉 시리즈 슬라이드 필름
MA-03-00011533 김차섭 작품(노랑) 이미지 파일

 

2. 컬렉션 수집 과정

 

김차섭, 김명희 컬렉션은 2019년부터 작가 면담을 바탕으로 수집 가능성이 논의되었다. 자료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두 작가 모두 공감하며 기증 의사를 밝혔고, 연중 절반가량을 미국에서 체류하는 생활 여건을 고려해 수집 대상의 범위를 조속히 확정하고 단계적으로 수집을 진행하기를 희망했다. 이후 2021년에는 사본 수집 형태로 실질적인 수집 절차가 진행되었고, 김차섭 컬렉션 518건, 김명희 컬렉션 278건 총 796건의 자료에 대한 디지털본이 수집되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수집된 판화 작품의 원판을 포함하여 그의 사유 체계를 확인할 수 있는 구상 노트 등 다양한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MA-02-00009121 1976년 5월 6일 The Museum of Modern Art 작품 접수증 및 가격제안서
MA-03-00009002 D. JAMES DEE가 촬영한 1976년 〈Triangle Between Infinities〉 24번째 에디션 인화사진
MA-05-00012853 〈Triangle Between Infinities〉 에칭 플레이트

 

3. 컬렉션 구성

 

김차섭 컬렉션의 구성과 계층 분류는 앞서 언급한 그의 삶의 궤적에 따라 시기적으로 구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료들이 워낙 전 시기에 걸쳐 흩어져 분포해 있고 그 수량이 적은 편이라, 계층을 견고하게 이룰 공통분모가 몇몇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예술 활동에서 기점이 되는 대부분의 자료들은 포함하고 있어 위의 내용을 골고루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본 컬렉션의 분류 체계 설계는 자료의 성격을 바탕으로 하되, 작가의 삶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상하고 전시하는 일, 그 밖의 예술 활동을 기록하는 일, 일상의 순간으로 구분하여 명명하였다. 총 518건의 수집 자료 중 작품 자료(265건), 활동 자료(194건), 개인 자료(59건)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이나 전시에 관련된 자료는 작품 자료의 하위 시리즈인 구상(145건)과 전시(120) 건으로 살필 수 있다.

 

MA-02-00008857 2007년 전후의 김차섭 구상노트 2
MA-02-00008814 1989년 김차섭 구상노트 1

 

기증된 자료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매일 일기처럼 작성된 그의 구상 노트 124권이다. 이름 그대로 작품을 구상(Ideation)하기 위한 그의 생각과 메모, 드로잉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전체 자료 중 약 1/4(24%) 분량으로 수집된 대상의 작성 기간은 1963년부터 2012년 전후까지 약 50년에 걸쳐있다. 구상 노트에서는 자연과 자신과의 관계를 살피며 인간 문명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학문을 공부하고 고민하였던 예술가 김차섭의 삶의 면모를 살필 수 있으며, 때때로의 상세한 여행기를 통해 전 세계에 걸친 그의 시선을 쫓을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구상 노트 외에도 김차섭 컬렉션에는 기사, 비평, 인터뷰, 서신, 논문, 저술, 메모와 같은 문서 자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자료의 수는 298건으로 압도적인 양은 아니지만 김차섭의 예술세계를 살필 수 있는 주요 연구 자료로서 그의 공적 발언과 평가를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MA-03-00072912 자갈밭 시리즈 참고사진 2
MA-03-00009021 미국 뉴욕 소호 작업실 벽면을 촬영한 사진 필름

 

그 밖에도 김차섭 컬렉션은 사진·영상 자료가 총 183건으로 전체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처음 기증되었던 김차섭, 김명희 컬렉션 796건을 김차섭 518건과 김명희 278건의 개별 컬렉션으로 구분하며 가장 어려움이 컸던 자료 대부분은 사진이었다. 처음의 갈무리는 일상과 여행 사진 대부분을 김명희 컬렉션으로 분류하는 것이었으나, 작가 김차섭에서 나아가 한 사람으로서의 김차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차섭 컬렉션에도 개인 자료가 상당수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사진 속 사건과 중심인물에 따라 김차섭과 김명희 컬렉션을 구분 지었고, 이것을 더욱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사진과 영상의 분류를 계층별로 나누어 다시 그룹화해, 세부적인 구분을 따르다 보면 그의 예술적 세계의 발자취를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예술 활동 사진·영상에서는 김차섭이 관계 맺은 문화예술 분야의 지인들을 확인할 수 있고, 뉴욕 한인 작가들 사이의 교류나 재미 화가의 영향력을 살피기에 충분하다. 개인 자료의 일상 사진과 여행 사진에서는 부인 김명희와 함께했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김차섭의 유목민적 삶의 발자취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MA-03-00011344 Herb Jackson과 김차섭, 김명희를 촬영한 인화사진
MA-03-00011329 김구림과 김차섭을 촬영한 인화사진
MA-03-00011325 김명희, 김차섭과 오병남을 함께 촬영한 인화사진

 

4. 김차섭 컬렉션은...

 

김차섭 컬렉션은 한국 현대미술사, 특히 1960–1990년대 전위미술의 전개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아카이브다. 이 컬렉션은 김차섭이라는 한 작가의 창작 과정과 사유의 흐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의 형성과 활동, 그리고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 미술계와 맺어온 초기 접점까지 함께 증언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의를 지닌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재학 이후 제도권 미술에 저항하며 실험적인 작업을 전개했던 김차섭의 행보, 파리비엔날레 참여와 국제 미술계의 주목, 뉴욕 이주 이후의 활동은 한국 미술이 지역적 조건을 넘어 세계적 맥락과 교차하던 순간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미국 정착 이후 과학과 신화, 문명 비판, 이민자의 정체성과 같은 문제의식이 그의 작업 안에서 심화되는 과정은, 동시대 미술 담론과 함께 한국 작가의 사유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컬렉션의 핵심은 1963년부터 2012년 전후까지 약 반세기에 걸쳐 작성된 124권의 구상 노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일기처럼 축적된 이 노트들은 단순한 메모를 넘어 드로잉, 사유의 단편, 독서의 흔적, 여행의 기록이 중층적으로 얽힌 창작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연과 인간, 문명의 기원, 동서양의 사유 체계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했던 김차섭의 지적 여정을 구체적으로 따라갈 수 있으며, 한 예술가가 작품을 구상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의 내밀한 구조를 읽어낼 수 있다. 이는 완성된 결과물 중심의 미술사 서술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창작의 미시사를 복원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하다. 여기에 더해 기사, 비평, 인터뷰, 서신, 논문, 저술, 메모 등으로 이루어진 문서 자료들은 작가의 공적 발언과 당대의 평가를 보다 풍부하게 확장시켜 주며, 김차섭 예술세계의 이론적·비평적 지형을 재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사진과 영상 자료 역시 이 컬렉션의 미술사적 가치를 크게 확장한다. 예술 활동 사진과 영상은 김차섭이 맺었던 국내외 관계들, 특히 뉴욕 한인 작가들과의 교류, 재미 화가로서의 위치와 영향력을 가시화한다. 동시에 일상과 여행의 기록은 작가 김차섭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해하게 하며, 부인 김명희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형성된 유목적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김차섭 컬렉션은 단순히 작품 생산의 결과를 정리한 자료군이 아니라, 예술과 삶, 사유와 이동, 작업과 관계 맺음이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형성되어온 한 예술가의 총체적 세계를 드러내는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작품 자료, 활동 자료, 개인 자료라는 분류 체계 또한 바로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며, 연대기적 배열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예술 실천의 복합적 층위를 보다 유기적으로 읽어낼 수 있게 한다. 결국 김차섭 컬렉션은 한국 전위미술의 실험성, 디아스포라 작가의 문화적 정체성, 국제 교류의 역사, 그리고 한 예술가의 장기적인 사유와 창작의 축적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산으로서, 앞으로 한국 현대미술사를 더욱 정교하게 다시 쓰기 위한 중요한 연구 기반이 될 것이다. 

 

글 | 이진(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학예연구사)

편집 | 김현지(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기록연구원)

교정 교열 | 강유미 Copy Editing: Yumi Kang

계층구조

  • [C] 김차섭 컬렉션

    • 열림

      [S] 작품 자료

      • 열림

        [SS] 구상

        • [F] 구상노트

        • [F] 오브제

      • 열림

        [SS] 전시

        • [F] 도록

        • [F] 리플릿·팸플릿

        • [F] 초대장

        • [F] 증빙 자료

        • [F] 포스터

        • [F] 사진·영상

    • 열림

      [S] 활동 자료

      • [F] 학위증·상장

      • [F] 논문·저술·메모

      • [F] 약력·증명서

      • [F] 예술 활동 사진·영상

      • [F] 기사·비평·인터뷰

      • [F] 서신

    • 열림

      [S] 개인 자료

      • [F] 일상 사진

      • [F] 여행 사진

      • [F] 수집 자료

관련 전거 정보

김차섭(1940–2022)은 1963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를 주도하며 한국 실험미술의 토대를 마련했다. 1976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뉴욕 소호를 거점으로 활동했으며, 1990년 춘천 내평리에 정착한 뒤에도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창작 활동을 지속했다. 그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1976년 뉴욕 조제프화랑 개인전 《김차섭》, 1977년 뉴욕 미국미술가협회(AAA) 화랑 개인전 《77 판화 신인전》, 1979년 공간화랑 개인전 《김차섭작품전》, 1993년 갤러리현대 개인전 《김차섭展》, 2002년 마로니에미술관 개인전 《김차섭의 오디세이》, 2003년 조선일보미술관 《제14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 기념전》, 2012년 갤러리현대 개인전 《김차섭展》 등이 있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1967년 《제5회 파리비엔날레》, 1968년 신문회관 《회화 ‘68》, 1970년 서울 공보관 《AG전》, 1971년 《제11회 상파울루비엔날레》, 1976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Acquisitions 1973–1976》, 1977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판화 30년 전》, 1981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한국 드로잉 현대전》, 1990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엮은 인간과 자연》, 2017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타이틀 매치: 김차섭 vs 전소정》 등이 있다.

이전게시물
김명희 컬렉션
다음게시물
김홍석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