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컬렉션 개요
2017년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전시장 외관 풍경 (출처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이하 《W쇼》)는 2017년 12월 8일부터 2018년 1월 12일까지 SeMA 창고에서 진행되었던 전시이다. 《W쇼》 는 2016년 겨울 예술계 내의 성폭력 고발로 인해 여성 디자이너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이 공론화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여성 디자이너들이 자생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연구하는 모임인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을 구성하였고, 관련 모임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여 2017년 《W쇼》 전시를 만들어 냈다. 《W쇼》 컬렉션은 《W쇼》 전시를 구성한 원자료와 원자료를 재생산한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W쇼》 전시의 수집 자료는 텍스처 온 텍스처가 촬영한 85점의 참여 디자인 작품인 〈아카이브〉, 참여 디자이너 중 67명·팀이 작업한 도서, 잡지, 전시, 브랜드, 행사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품이 개별 단위로 수집되어 구성된다. 《W쇼》는 당면한 여성 디자이너의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으로 꾸려진 전시이기에 당시의 현장과 더불어 그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2. 컬렉션 수집 과정
2017년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전시장 철거 (출처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17년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전시장 철거 당시 〈아카이브〉 운송 (출처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W쇼》 컬렉션의 수집 자료는 85점의 참여 디자인 작품을 촬영한 〈아카이브〉 및 참여 디자이너 중 67명·팀이 작업한 도서, 잡지, 전시, 브랜드, 행사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품이며, 개별 단위로 수집되었다. 《W쇼》 컬렉션은 2017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1차 수집 사업의 컬렉션 중 하나인 ‘2016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용적률 게임》 컬렉션’ 이후 두 번째 전시 컬렉션으로 수집되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W쇼》 컬렉션에 〈아카이브〉뿐만 아니라 〈아카이브〉에 담겼던 실물 디자인 작품의 원자료를 아카이빙 하고자 하는 의사를 전시기획팀(김영나, 이재원, 최슬기, 윤민화 큐레이터)에게 전달하였다. 전시기획팀은 그 의미를 공감하고 참여 작가들에게 원자료 기증 의사 확인을 위해 도움을 주었다. 2017년 전시 개막 직후였던 2017년 12월 13일 91명의 참여 디자이너에게 기증 의사를 문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집이 진행되었다. 각각의 참여 디자이너에게 소개 자료 및 기증 의사 확인 서류 등을 이메일로 발송하고 여러 차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65명·팀 참여작가의 기증 의사 확인하고, 기증 신청서와 73건의 저작물이용동의 등을 받았다. 2018년 1월 13일 전시 철거에 맞추어 텍스처 온 텍스처의 작품이 운송되었고, 2018년 4월경까지 이메일을 통한 접촉과 회신이 오고 갔다. 2019년 1월 31일 텍스처 온 텍스처, 전시기획팀 및 서울시와의 기증 협약체결을 마지막으로 수집이 완료되었다.
3. 컬렉션 구성
《W쇼》 컬렉션은 참여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디자인 작업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전시이기 때문에 자료를 디자인 분야나 유형 등으로 구조화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컬렉션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W쇼》 컬렉션은 크게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두 가지 시리즈로 분류되어 구성했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는 텍스처 온 텍스처가 참여 디자인 작품을 촬영한 사진 모음이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시리즈는 《W쇼》 에 〈아카이브〉 사진 작업을 통해 담긴 작가들의 실제 디자인 작업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
2017년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전시설치 전경(사진: 나띵 스튜디오, 출처: 『GRAPHIC #41 :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2017년 《W쇼》 전시 당시 텍스처 온 텍스처는 참여 디자인 작품을 촬영한 〈아카이브〉 뿐 아니라 전시 공간 설치까지 담당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텍스처 온 텍스처의 〈아카이브〉 제작 방식은 디자인 작업들을 단순히 아카이빙의 관점에서 생산한 것이라기보다는 피사체가 되는 대상을 꼼꼼히 관찰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생산한 〈아카이브〉 이다. 특히, 원저작물의 가치를 방해하지 않고 최대한 살릴 방법들을 유형별로 선별해 촬영하였다. 이렇게 생산된 텍스처 온 텍스처 〈아카이브〉는 각각 디자인 작업의 디테일이나 특징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드러내며 작품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아카이브〉 자체가 연속적인 시각의 유희를 이끌어 내는 이미지-구조물로서 완성되었다. 2)
텍스처 온 텍스처는 전시 공간 구성을 무대 중앙에서 무대 뒤까지 훑으며 눈에 보이는 점 하나하나 수집하는 방식으로 〈아카이브〉를 리스트처럼 설치하였다. 이러한 전시 리스트는 제작연도나 작가명, 활동시기와 같이 〈아카이브〉를 명확하게 분류하고 구분할 수 있는 기록학적 관점으로 목록화가 되었다기 보다는 사진 이미지의 시각적 연속성과 맥락을 중심에 놓고 〈아카이브〉를 배치한 것이다.3)
이처럼 《W쇼》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한 텍스처 온 텍스처의 〈아카이브〉를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W쇼》 철거에 맞춰 인수받아 수집하였다. 전시에 설치된 사진 총 85점에 더하여 사진 작품의 원 디지털 파일도 함께 기증받아 W쇼 컬렉션의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로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다.
MA-05-00001939, 2015년 《과자전》 포스터
MA-05-00001904, 2012년 류양희 〈아리따 부리〉 서체 패널 사진 파일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는 《W쇼》에 전시된 85점의 여성 디자이너의 작품이 텍스처 온 텍스처에 의해 재생산된 아카이브로 구성된 시리즈이다. 텍스처 온 텍스처는 85점의 디자인들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작업의 결과물 또는 피사체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에게는 자식과도 같은 ‘작품’이기에 《W쇼》 기획의 의도와 함께 그 가치를 최대한으로 드러내어 촬영되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기존에 익숙하게 스쳐 지나갔던 디자인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며 작품 하나하나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시리즈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시리즈는 2017년 12월 8일부터 2018년 1월 12일까지 SeMA 창고에서 진행되었고 전시에 수록되었던 여성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작품 실물을 수집한 것이다.
MA-05-00001882, 2015년 강영화 김동휘 〈스포카 한 산스〉 글꼴 사용 예시 패널 사진 파일
MA-03-00001892, 2007 김민정 〈스노우캣 인 뉴욕〉 도서 표지 패널 사진 파일
수집은 정기 간행물 『샘이깊은물』의 형태와 양식을 설계하고 운용한 박영신, 디자인 잡지 『GRAPHIC』을 아트 디렉팅한 김영나, f(x)를 브랜딩한 민희진, 책을 사고파는 북 페어를 디자인한 박선경, 식물을 사고파는 마켓을 디자인한 이윤호, 문학작품을 추상적으로 시각화한 석윤이, 봄알람을 공동 운영하는 우유니게, 로그프레스를 공동 운영하는 백지은, 현대백화점을 리브랜딩한 길우경·김희선·이혜현·조형원 등 91명의 여성 디자이너가 작업한 ‘작품’들과 일부 작업 과정물로 구성되었다.
이 시리즈는 편집디자인, 광고디자인, 포스터 디자인, CI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영역들을 아우르는 각각의 디자이너들의 실물 ‘작품’들을 수집함으로써,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처럼 시각적이나 미학적으로 ‘작품’ 하나하나의 특징을 집중하여 보기보다는 원저작물의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4.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컬렉션은...
《W쇼》는 ‘여성’과 ‘디자인’에 관한 전시로 지난 30여 년간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성취를 거둔 여성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여성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성취와 활동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전시는 한국 여성 디자이너 91명의 85점의 디자인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85점의 디자인 작품을 사진으로 시각화한 텍스처 온 텍스처를 비롯, 홍은주, 용세라, 박연주, 양으뜸, 소목장 세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W쇼》 전시장은 여성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소목장 세미의 작품 〈말하는 횃불〉 설치에서 시작된다. 이어서 박연주의 〈머리말〉과 양으뜸의 〈붙은말〉, 홍은주의 〈여성들〉, 용세라의 〈와우 우먼〉, 텍스처 온 텍스처의 〈아카이브〉가 전시장에 설치되어 구성되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활동해온 나아가 미래까지 꾸준히 활동할 여성 디자이너들의 존재와 정체,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활동을 증명하고 있고 차별에 맞서 지속적으로 갱신되고 반박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디자이너들의 실물 ‘작품’들은 《W쇼》 전시에 직접적으로 설치되지는 않았지만 《W쇼》 전시를 기획하고 구상하여 촬영 및 설치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물이자 아카이브로서 또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W쇼》 컬렉션은 한국 그래픽 디자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었고, 그들의 성취와 결과물에 비해 그간 다소 소홀히 다루어졌던 여성 디자이너의 존재와 활동을 ‘아카이브’로 기억하고자 수집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글 | 김지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기록연구원)
교정 교열 | 강유미 Copy Editing: Yumi Kang
1) 『GRAPHIC #41 :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2018년 봄, 프로파간다, 1~7.
2) 같은 책, 4~5.
3) 이기원, 「돌에 새긴 기념비가 아니라 구글 폼 같은 것」, 『월간디자인』 2018년 3월호,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1/78371
4) 주 2 참조.
쉬운 글 해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전시입니다. 2016년 예술계에서는 성폭력 사태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줄여서 《W쇼》라고 부르는 이 전시는 성폭력 사태에 대한 공론화를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과 문제의식을 느낀 여성 디자이너들은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모임은 성폭력 피해 여성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연구했습니다. 이후 2017년에 열린 《W쇼》는 여성 디자이너들이 사회적 문제에 곧바로 반응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W쇼》는 사회적 불평등을 느낀 여성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디자인 작품을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따라서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컬렉션*의 자료도 작품의 장르나 성격에 따라 나뉘어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디자이너 한 명 한 명, 작품 하나하나에 주목합니다.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컬렉션은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와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시리즈’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시리즈인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자료 시리즈’는 디자인 작품을 촬영한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W쇼》 전시의 공간 설치를 담당하기도 한 ‘텍스처 온 텍스처’가 촬영한 것입니다. 텍스처 온 텍스처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작품을 촬영한 뒤, 그 사진을 《W쇼》에서 전시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전시에서 공개한 사진들과 원본 사진 파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텍스처 온 텍스처는 디자인 작품을 단순히 촬영할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전시의 기획 의도와 작품의 가치를 최대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그 덕분에 디자인 작품 85점의 모습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리즈인 '《W쇼─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 참여 디자인 작품 시리즈’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실제 디자인 작품과 제작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편집디자인, 광고디자인, 포스터 디자인, CI(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이미지)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의 디자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여성 디자이너들의 도서, 잡지, 전시, 브랜드, 행사 아이덴티티 디자인 작품과 제작 과정을 통해 지난 30년간 여성 디자이너들이 거둔 중요한 성취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쉬운 글 해설 | 반재윤 (소소한소통)
*컬렉션: 예술자료의 가장 큰 단위.
**시리즈: 예술자료의 한 단위로서 컬렉션 바로 밑에 있는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