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컬렉션 개요
노원희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은 2007년 1월 3일부터 6월 21일까지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황석영의 연재소설 「바리데기」에 수록된 노원희의 삽화 컬렉션으로, 2017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1차 수집의 일환으로 수집되었다. 본 컬렉션은 크게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삽화 참고자료’,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스크랩 자료’, ‘《연재 삽화전 바리데기》 (아트스페이스씨, 2007)’ 총 네 가지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본 컬렉션을 통해 반년에 걸쳐 매일 소설 속의 새로운 장면을 화폭에 담아 온 작가의 지난한 작업 과정은 물론, 문학과 미술을 연결하는 ‘신문 연재소설’의 특수한 매체적 특징과 소설가가 쓴 텍스트의 특정 지점이 화가의 손을 거쳐 독자가 감상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로 재해석, 재창조되는 일련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2. 컬렉션 수집 과정
노원희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1차 수집 사업의 일환으로 수집되었다. 예비 접촉 및 수집을 위한 자료를 파악하기 위하여 우선 사전 면담을 통해 작가의 기증 의사를 구두로 확인하였고, 작가가 기자 및 교수로 재직하며 작성한 기사, 사진, 다수의 글, 메모 등이 수집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밝히었다. 이후 1차 방문 시에 한겨레에 연재된 황석영의 연재소설 「바리데기」에 삽입된 삽화 122점에 대한 디지털 파일의 기증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2차 방문 시에는 삽화의 디지털 자료로써 전체 121회분 및 예고편 1회의 이미지 파일, 삽화 중간 및 수정 단계의 파일과 작업을 위한 참고 사진을 복사하여 입수하였다. 또한 작가가 직접 수집한 삽화 연재본 스크랩북을 대여하여 개별 디지털화 진행 및 입수된 디지털 자료를 대상으로 네 가지의 항목으로 나누어 목록화를 진행하였다. 이후 마지막 방문 시에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작품에 담겨있는 작가의 소회를 들어볼 수 있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1차 수집 사업 노원희와의 인터뷰, 신영동, 2018년 1월 23일
3. 컬렉션 구성
컬렉션은 크게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삽화 참고자료’,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스크랩 자료’, ‘《연재 삽화전 바리데기》 (아트스페이스씨, 2007)’ 로 구성되어 있다.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는 2007년 1월 3일부터 6월 21일까지 『한겨레』 신문을 통해 연재되었던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에 수록된 120여 점의 원본 디지털 삽화 이미지(아크릴화 작업 후 디지털 촬영, 편집한 최종 기고 이미지) 모음이며, ‘삽화 참고자료’는 작가가 작업을 위해 수집한 인터넷 TV드라마 이미지 및 여행 사진, 인물 포즈와 표정을 참고하기 위해 직접 촬영한 가족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스크랩 자료’는 신문 게재 원본이 담긴 스크랩북을 스캔한 자료이며, 마지막으로 ‘《연재 삽화전 바리데기》 (아트스페이스씨, 2007)’는 2007년에 개최된 작가의 개인전에 소개된, 작가가 선별한 52점의 아크릴화 이미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MA-02-00002996, 2007년 3월 21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6장 55회 스크랩, 디지털 이미지 파일
MA-02-00003062, 2007년 6월 21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12장 121회 스크랩, 디지털 이미지 파일
본 컬렉션에서 중요하게 관찰해볼 만한 지점 중 하나는 노원희의 이전 활동들과는 다른 작품 세계를 관찰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하며 시대적 상황과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포착해 온 그는, 「바리데기」의 삽화 작업을 통해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포착하여 그려낸다.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 고통에 처한 주인공 바리의 눈앞에 나타난 ‘비현실적’인 악령들의 환영을 그려낸 <6장 55화 ‘샹 언니를 끌고나가 옷을 벗기곤…’>의 삽화라고 밝힌 지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MA-05-00002763, 2007년 3월 21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6장 55회 삽화, 디지털 이미지 파일
MA-05-00002847, 2006년 12월 27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예고기사 삽화, 디지털 이미지 파일
또한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시리즈와 ‘삽화 참고자료’ 시리즈를 통해 실제 삽화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작가의 작업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바리데기」의 세계를 시각화하기 위하여 작가는 런던과 연변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실제 공간들의 풍경은 물론 작가 자신과 가족들의 다양한 자세를 촬영하여 삽화 작업에 참고하였다. 그는 소설 속 9.11 테러가 일어나는 순간의 장면을 그리기 위해 실제 사건의 사진들을 참고하고(10장 93회), 주인공 바리가 생명의 물을 찾고자 구리거울로 마왕에게 대항하는 장면을 그릴 때는 직접 거울을 든 자세를 취하기도 하였다(12장 116회). 완성된 삽화와 참고자료를 병치하여 관찰해 봄으로써 활자로 쓰여있는 소설 속 인물과 사건들을 재해석하는 미술가의 시선을 따라가 볼 수 있을 것이다.
MA-03-00002935, 2007년 6월 14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12장 116회 삽화 참고자료, 디지털 이미지 파일
MA-03-00002921, 2007년 5월 7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9장 88회 삽화 참고자료, 디지털 이미지 파일
MA-03-00002938, 2007년 6월 20일 『한겨레』 황석영 연재소설 「바리데기」 12장 120회 삽화 참고자료, 디지털 이미지 파일
4. 노원희 「바리데기」 컬렉션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설 「바리데기」 세계의 면면을 삽화로 담아내는 작업은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시대적 상황과 현실을 비판적이고 리얼한 시선으로 포착해 온 그의 이전 회화 작업들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반년 동안의 삽화 작업 결과물과 이를 완성하기 위해 작가가 참고했던 각종 참고자료들, 완성된 삽화가 소설 본문과 결합된 형태로 공개된 신문 스크랩 및 개별 작품으로 공개된 전시 자료로 구성되어 있는 노원희의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은 문학과 미술을 연결하는 ‘신문 연재소설’의 특수한 매체적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소설가의 텍스트가 화가의 손을 거쳐 독자가 감상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로 재창조되는 일련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글 | 안세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학예연구원)
교정 교열 | 강유미 Copy Editing: Yumi Kang
1) 노원희는 1960년대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사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하며 취재와 편집 등 신문 제작과 관련된 활동을 하였다. 「[우리모임] 고원용 <한국IBM 전무> .. ‘함춘 프레스클럽 60’」, 『한경뉴스』, 1998년 2월 23일,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1998022302831.
쉬운 글 해설
노원희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에는 『한겨레』 신문에 실린 황석영 소설가의 연재소설 「바리데기」에 실린 그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2007년 1월 3일부터 6월 21일까지 연재되었고, 노원희는 6개월에 걸쳐 매일 소설 속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냈습니다. 연재소설 「바리데기」에 들어간 그림의 중간 단계 자료, 작업에 참고한 사진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컬렉션은 크게 4가지 시리즈**로 구분되는데,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삽화 참고자료’,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스크랩 자료’, ‘《연재 삽화전 바리데기》 (아트스페이스·씨, 2007) 삽화’입니다.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는 「바리데기」에 들어간 약 120점의 그림 이미지이며, ‘삽화 참고자료’는 그림 작업을 위해 모은 여행 사진, 인터넷과 TV드라마 속 이미지, 직접 촬영한 가족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스크랩 자료’는 연재소설과 그림 원본이 담긴 스크랩북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재 삽화전 바리데기》 (아트스페이스·씨, 2007) 삽화’는 2007년에 열린 작가의 개인전에 걸렸던 52점의 그림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겨레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시리즈와 ‘삽화 참고자료’ 시리즈를 비교해 보면 작가의 작업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노원희는 소설 「바리데기」의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런던, 연변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의 모습을 일일이 찾아보았습니다. 또, 자신과 가족들의 자세와 표정을 사진으로 찍어 그림을 그리는 데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노원희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의 독특한 점은 작가의 이전 활동들과는 다른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원희는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 단체에서 활동하며, 당시 시대와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 활동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노원희 「바리데기」 삽화 컬렉션은 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바리의 이야기를 그린 「바리데기」 속 그림들을 통해 소설이 시각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문학과 미술이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쉬운 글 해설 | 반재윤 (소소한소통)
*컬렉션: 예술자료의 가장 큰 단위.
**시리즈: 예술자료의 한 단위로서 컬렉션 바로 밑에 있는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