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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컬렉션


소개

1. 컬렉션 개요

 

김홍석 컬렉션은 436건의 아이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주로 그가 작가 활동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수집 시점인 2018년까지 생산·수집한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김홍석 컬렉션은 작가가 직접 생산한 1차 자료의 비중이 높은 컬렉션으로작업 관련 텍스트와 드로잉이 다수를 차지한다또한발표된 작품의 스케치·작가 노트·사진·메모뿐만 아니라 미실현된 조각·설치 및 공공미술 작품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습작이 대거 수집되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이에 더해 김홍석 컬렉션에는 작품 구상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대학 졸업 시기 작품 사진 등이 함께 수집되었고이는 김홍석의 작업 세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보다 확장된 시간적·주제적 틀을 적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2. 컬렉션 수집 과정

 

김홍석 컬렉션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개관 전에 이루어진 2차 수집 사업을 통해 수집되었다. 2018년 8월 김홍석과 최초 접촉하여 기증/기탁 의사를 확인했으며 2018년 10월 회의를 통해 수집 방향을 구체화하였다회의에서 김홍석은 자신의 컬렉션이 자신이 작가로서 천착해 온 번역·차용 등의 주제와 조화하며나아가 아카이브 제도 자체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컬렉션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한편 작가가 직접 소장 중인 자료 외에 작가의 작품 제작을 맡아 온 제작사들을 통해 작품의 제작 지시문이나 도면 등의 자료를 수집하는 방안도 검토되었다.

김홍석 컬렉션은 활발히 활동 중인 생존 작가의 컬렉션이기에 작가가 소장 중인 자료에는 향후 활용이 예상되는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었고따라서 수집에는 물리적 정리 및 디지털화 이후 자료별로 기증·사본 수집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이 채택되었다. 2018년 11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김홍석 작가의 작업실에서 자료를 인계받았으며작가와의 협의를 거쳐 2018년 12월 최종적으로 수집 대상 자료의 규모가 결정되었다. 2024년부터 연구자 송윤지와 해제 연구를 진행했으며, 2019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9 타이틀 매치 김홍석vs.서현석미완의 폐허》 참여 관련 내용 등 수집 이후 5년 사이에 생긴 전시 이력과 최신 정보 역시도 해제 연구에 반영하고자 했다.

 

3. 컬렉션 구성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김홍석의 작업은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서구의 영향정치사적 비극과 그 여파유일성과 원본성예술 제도상품으로서의 예술 등 첨예한 쟁점을 다루어 왔다김홍석은 자신의 작업을 분류할 때 프로젝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지금까지 발표된 작품 대부분은 그가 설정한 네 가지 프로젝트(‘다름을 닮음’, ‘사람 객관적’, ‘부차적 구성’, ‘완전한 미완성’) 중 하나에 속한다김홍석 컬렉션 역시 작가가 제안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작업 관련 자료의 계층을 분류하였다그밖에 특정 프로젝트에 해당하지 않는 독립적인 작품 또는 공공미술 작품에 관한 아이디어 스케치활동 초기에 생산된 작업과 작품 구상 과정에서 생산된 자료는 작업 관련 자료’ 시리즈에 포함하였다그 외 작가 활동 과정에서 생산된 전시 관련 자료 및 개인 자료는 기능과 형식별로 분류했다.

 

주요 프로젝트 관련 자료’ 시리즈

 

이 시리즈에는 다름을 닮음’, ‘사람 객관적’, ‘부차적 구성’, ‘완전한 미완성이라는 제목이 붙은 네 가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김홍석의 작업 관련 자료가 분류되어 있다구체적으로는 각 프로젝트의 일부로서 발표된 작품과 관련된 자료의 경우 주요 프로젝트 관련 자료’ 시리즈에 프로젝트별로 네 가지 서브시리즈를 둔 뒤작품별로 파일 계층을 만들어 정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프로젝트란 김홍석이 자신의 작업을 방법론과 주제 의식에 따라 나눌 때 사용하는 일종의 체계이다그러나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연작(series)’ 개념과 같이 형식과 제재 면에서 일관성이 있는 작품들은 연작으로서 프로젝트의 하위에 포함되는 식으로 분류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프로젝트와 연작이 구분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홍석의 작가 활동에서 프로젝트가 정의되고 전면에 드러난 것은 2011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평범한 이방인》부터이다이 전시는 그가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를 처음 선보인 전시로전시 시점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은 다름을 닮음(1998-2011)’과 공공의 공백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분류하고 소개하였다그런데 이 프로젝트’ 분류법은 작품을 고정된 키워드 아래 도식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언제든지 추가되고 변경될 수 있는 유동적인 구분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1) 즉 김홍석의 프로젝트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소장자료 관리 시스템에서 ‘[C] 컬렉션부터 ‘[F] 파일까지 이르는 트리 구조 안에서 표현되고 있지만비유하자면 바인더에 물리적으로 꽂아 둔 인덱스 페이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류가 유의미한 점은 이 네 가지 인덱스를 따라가면 그가 30여 년 가까이 이어온 작업에서 다루는 개념과 실천이 서로 맞물리며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연결을 목격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MA-05-00003254 〈쿵!〉 드로잉
MA-02-00003140 1999년 〈Thump!〉 관련 자료

 

네 프로젝트 중 시간순으로 가장 첫 프로젝트에 속하는 다름을 닮음은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것으로 정의되어 있는데달리 말하면 이 프로젝트가 프로젝트라는 개념이 제안된 시점에 완결이 선언되었다는 의미이다해당 프로젝트의 시작점은 김홍석이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로개별 작품에 사용된 매체는 다양하지만 주로 언어를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름을 닮음이란 경계 짓기에 의한 구별즉 차이가 소외를 만들어 낼 때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닮음의 전략을 취하며이 닮음은 상대방과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경계와 모방 과정에서 생기는 이음새를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다이를 위해 연속 번역·차용의 방법론을 사용해 문학과 영화음악 등 기존에 만들어진 문화적 생산물의 의미가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거나픽션을 통해 원본성과 진정성을 둘러싼 기존의 사회정치적 통념과 윤리를 전복하는 방법을 주로 채택했다이 초기 프로젝트는 그가 스스로 표현하듯 창조하는 미술가가 아닌 반응하는 미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2)

 

MA-05-00003310 Fear Begotten by Adiaphora (People Objective)〉 아이디어 스케치
MA-02-00003208 2014년 〈Untitled (156 payments)〉 작품 설치 가이드

 

김홍석이 번역과 차용이라는 주제에 천착하면서 집중했던 것은 번역이라는 작업이 상이한 문화와 체계를 넘나들며 만들어 내는 정치성이었다그가 픽션과 차용모방의 방법론을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창조자가 아닌 관조자의 위치에 놓자작품과 작가 간의 거리는 물론 작품과 관객 간의 거리도 조정되었다이러한 실험은 미술을 둘러싼 작가참여자관객의 관계를 실험하는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에서도 이어진다김홍석은 2013년 삼성미술관 플라토 개인전을 위한 에세이에서 현대미술이 분명 소통의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미술가작품관객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간극과 소외가 존재한다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3)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이 전환될 수 있다미술가와 관객은 평등할 수 있는가미술가와 협업자는 작품에 있어 평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이 질문에 대한 결론은 유보한 채,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에서 김홍석은 미술의 문법 안에서 전통적으로 용인되어 왔던 위계와 간극의 존재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을 취한다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일정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의 지시에 따라 작품을 만들게 하는 시간당 예술’ 연작작품의 자리를 고용된 배우가 발표하는 작품 설명으로 대신하게 하는 사람 객관적-평범한 미술에 대해’ 연작이 대표적이다.

 

부차적 구성은 2008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출판된 자료를 기준으로 프로젝트의 공식 이름은 2014년 개인전 《Blue Hours》에서부터 확인된다.4) 쓰레기 봉지작품 포장재종이 상자 등 비전통적 미술 재료의 질감과 형태를 청동과 레진 등 예술품으로서 유통이 편리한 재료로 재현한 부차적 구성’ 연작인형 탈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상황을 연출한 〈브레멘 음악대〉(2006-2008)와 같은 설치 연작이 대표적이다삼성미술관 플라토 개인전을 위해 쓴 〈자소상〉(2013)의 제안서는 부차적 구성’ 프로젝트에서 김홍석이 채택한 전략을 잘 설명하고 있는 글 중 하나이다김홍석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선택하는 재료가 내포한 윤리성과 정치성그리고 재료를 둘러싼 중심과 주변부라는 구분을 서로 성격이 다른 재료들을 충돌시킴으로써 적극적으로 드러낸다.5) 흥미로운 것은 부차적 구성이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와 연결되는 지점이다.6) 김홍석은 2012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2》에서의 〈사람 객관적-도슨트 중심적〉(2012), 2013년 삼성미술관 플라토 개인전에서의 〈사람 객관적-좋은 비평나쁜 비평이상한 비평〉(2013)과 같이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퍼포먼스에서 부차적 구성’ 프로젝트의 조각 작품을 포함한 설치를 제시하고작품에 대한 해석을 서로 다른 도슨트들과 비평가들에게 맡기는 실험을 했다이렇게 작품을 둘러싼 서로 다른 해석과 의미가 발생하는 현장에서그 대상이 되는 작품이 내재적으로도 미술을 둘러싼 위계와 통념을 비틀고 나아가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생성할 수 있게끔 의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MA-05-00003261 A Study on Slanted & Hyperbolic Constitution-centipede〉의 스케치 
MA-05-00003442 2014년 〈8 breaths (METERIAL)〉 설치를 위한 시뮬레이션 스케치

 

완전한 미완성’ 프로젝트도 부차적 구성’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개인전 《Blue Hours》에서 전면적으로 그 이름이 드러난 프로젝트이다프로젝트를 위한 작가 스테이트먼트에는 그 시작 시점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관련된 작가 노트와 프로젝트의 초기 작품이 생산된 2008-2009년경을 시작 시점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7) 완전한 미완성은 완성품과 도면(또는 드로잉)의 관계와 같이 중심과 주변부목적과 보조적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들 사이의 위계를 전복시키고 재사유하기 위한 작업들이라는 점에서 부차적 구성’ 프로젝트와 유사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8) 두 프로젝트를 구분하는 가장 큰 전략적 차이가 있다면 부차적 구성에서는 재료의 성질을 변환하거나 〈곰 형태〉(2012)나 인형 탈 연작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안에 든 것의 정체를 모호하게 설정한다는 것이고, ‘완전한 미완성에서는 미완성과 완성으로 여겨지는 것의 상태를 역전시켜 제시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구겨진 종이의 형태를 레진과 도면으로 재현해 도면과 완성품의 관계를 의문시하는 ‘DIN A’ 연작(2013)과 불가능한 완성을 위한 정교한 도면’ 연작(2013), 또는 불완전한 질서 조각’ 연작과 같이 일반적으로 완성품으로 인식되지 않는 스티로폼처럼 연약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이 대표적이다.

 

MA-05-00003309 〈다섯 구름과 구멍 하나〉 아이디어 스케치
MA-05-00003097 2013년 〈Elaborate diagrams for intended impossible completeness(불가능을 위한 정교한 도면)〉 제작을 위한 스케치

 

작업 관련 자료’ 시리즈

 

작업 관련 자료 시리즈에는 앞서 설명한 네 가지 주요 프로젝트에 속하지 않는 작업 관련 자료가 분류되었다해당 시리즈는 각각 아이디어 스케치’, ‘작품 구상자료 및 초기 작업’ 서브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김홍석의 아이디어 스케치 중 특정 작품과의 연관성이 명확한 스케치와 도면은 주요 프로젝트 관련 자료의 작품별 파일에 분류했으며특정 작품과의 관계성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미실현·미발표된 작품은 아이디어 스케치’ 서브시리즈에 포함되었다, COCA 프로젝트공공미술 프로젝트시간당 예술 프로젝트같이 작가의 기존 활동과의 관련성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들은 프로젝트별로 아이디어 스케치’ 아래 파일 단위를 두어 분류했다그 외 기존 작업과 활동전시와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독립적인 작업물의 경우 파일 단위를 적용하지 않고 아이디어 스케치 서브시리즈 단위에 속하게끔 분류했다. ‘작품 구상자료 및 초기 작업’ 서브시리즈의 경우 김홍석이 생산한 손 글씨작업과 관련한 사진 자료초기 작업별로 파일 단위를 두어 분류했다.

   

 

MA-05-00003275 가능塔(아이디어 스케치
MA-05-00003342 한자 캘리그래피

MA-03-00003346_사진 작업 〈부차적 구성(subsidiary construction)〉을 위해 촬영한 사진

 

김홍석은 작품 구상과 제작 과정에서 수많은 드로잉과 아이디어 스케치와 설계도를 남겼다. ‘작업 관련 자료’ 시리즈 중 100건이 넘는 아이디어 스케치는 김홍석 컬렉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귀중한 1차 자료이다수집된 자료 중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1998-1999년 김홍석이 계원조형예술대학에서 컨테이너를 설치해 학생들의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고자 기획한 ‘COCA-Container of Contemporary Ar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공공미술 아이디어 스케치 모음이다생산 시점은 미상이나 프로젝트가 기획된 1990년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공공의 공백’(2006-2008)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제작될 공공미술 작품 또는 조형물에 대한 제안서 역할을 하는 드로잉이다해당 드로잉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공공성과 예술의 형식에 대한 김홍석의 초기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MA-05-00003222 COCA 프로젝트를 위한 〈Casual Supervision〉 마커펜 드로잉
MA-05-00003224 COCA 프로젝트를 위한 〈Schizo Gate〉 상세 도안

  

아이디어 스케치 중에는 입체물 형태의 자료도 함께 수집되었다이런 자료들은 마케트 또는 실제 전시 작품에 준하는 때도 있으며, ‘공공의 공백’ 연작이 그러하듯이 김홍석의 아이디어 스케치는 독립된 드로잉 작품으로서 전시되는 일도 있다김홍석의 아카이브에서 이러한 아이디어 스케치가 갖는 독특한 위상은 그가 완전한 미완성’ 프로젝트에서 보여준완성된 것과 그 과정 사이의 위계를 두지 않는 완성이라는 개념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14  [MA-05-00003326 별 모티프의 입체 작업]

 

전시 관련 자료’ 시리즈

 

전시 관련 자료’ 시리즈에는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된 주요 개인전과 단체전과 관련된 자료가 수집되어 있다이 시리즈에는 도록과 홍보 인쇄물과 같은 출판·배포된 자료 외에 전시 전경개막식 등 사진 자료전시 관련 도면출품작 이미지 등이 수집되었으며주요 전시별로 파일 단위를 생성해 분류하였다.

 

MA-03-00003178 1998년 금산갤러리 《I'm gonna be number one》 전시 사진
MA-02-00003130 1998년 〈위조란 Egg-Hokey-Pokey〉 레시피

MA-03-00003259_〈초대장〉 드로잉

  

김홍석이 귀국 후 처음 가진 개인전인 금산갤러리 《I'm gonna be number one》과같은 시기에 있었던 1998년 《도시와 영상-의식주》, 1998쌈지스페이스 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레시피 작업 및 퍼포먼스 작업 관련 자료는 작가의 초기 작업이 당시에 새롭게 생겨난 미술 공간·제도와 호흡하며 어떻게 역동적으로 구성되었는지를 짐작하게 해 주는 자료이다《도시와 영상-의식주》에 전시한 〈위조란〉(1998)에서 김홍석은 관객이 녹화된 상황과 실시간으로 행해지는 퍼포먼스를 구분할 수 없게끔 속임수를 동원했다I'm gonna be number one》의 오프닝에서 김홍석은 수면제를 맞고 수직으로 서서 잠이 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이를 통해 관습적으로 진행되어 오던 전시 오프닝 행사의 형식을 의문시했다이러한 초기 전시 자료들을 통해 작가가 활동 초반에 가졌던 문제의식이 이후의 프로젝트들로 확장되어 나가는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자료’ 시리즈

 

개인자료’ 시리즈에는 김홍석이 자신의 작업 활동과 주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프레젠테이션 자료작가 노트와 메모스크랩과 리서치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총 네 권의 바인더로 구성된 전시 관련 바인더’ 파일은 소장자가 구성한 원본의 질서를 존중하여 개별 전시 파일에 포함하지 않고 물리적 바인더의 형태로 수집하였다이 바인더에는 각 전시와 관련된 계약서초청장영수증신작 제작을 위한 리서치와 대본 자료가 정리되어 있다.

 

4. 김홍석 컬렉션은...

 

김홍석 컬렉션은 풍부한 1차 자료 위주의 구성을 보여주는 컬렉션이다〈위조란〉(1998)과 같이 기록이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은 레시피 작업과 초기 퍼포먼스에 대한 자료는 현장성과 일회성을 강조하는 예술 형식과 그 기록이 갖는 관계에 대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줄 수 있으며,9) 특히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초기 작업더 나아가 실현되지 않은 작업에 대한 구상 자료는 작가의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주요한 자료로서작가가 전개해 온 주요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또한 김홍석 컬렉션은 1990년대에 새로 생겨난 미술 현장의 맥락과 함께 하는 컬렉션으로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예술자료가 한국전쟁 이후의 자료에서 출발하여 1990년대까지 확장해 오고 있다는 것을 시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세계화 이후민중미술모더니즘 미술 세대 이후의 한국 현대미술을 정리할 때 1990년대의 관련 연구와 전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이 과정에서 김홍석 컬렉션은 1990년대의 미술 현장을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컬렉션으로서 의미를 가질 것이다.

김홍석 컬렉션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최초로 수집된 김용익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개념주의적 실천을 이어온 작가의 컬렉션이다김홍석 컬렉션의 자료가 이미 독립된 작품으로서 전시된 바 있다는 사실이 뒷받침하듯이작품과 아카이브의 위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현대미술 아카이브가 갖는 독특한 위상이 잘 드러나는 컬렉션이다이러한 자료를 수집하고 기술하는 데 있어실무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난제들이 따라왔다우선 김홍석의 작업은 종종 관객을 기만하기 위한 장치로서 픽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관련된 작업에 대한 자료가 수집되었을 때실무자는 해당 작품에서 픽션이 어떻게 작동하였고 어떤 반전이 있었는지를 기술하는 편이 객관적인지아니면 자료가 담고 있는 정보만을 기술하는 편이 객관적인지 선택해야 한다픽션이나 속임수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도이러한 개념주의적인 작업의 맥락과 숨은 의도를 빠짐없이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기술 과정에서의 객관성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해서 따라오게 된다실제로 김홍석 컬렉션의 해제 연구 과정은 아카이브를 대하는 실무자들에게 비슷한 선택의 순간을 끊임없이 만들어 냈다마지막으로다른 생존 작가들의 컬렉션도 마찬가지이지만 미래에는 김홍석이 채택한 프로젝트’ 분류법이 변경될 여지도앞으로 생산될 자료들 또는 이전에 생산되었으나 수집되지 못한 자료가 새롭게 컬렉션에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그가 수집 과정에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 던졌던 질문처럼앞으로 김홍석 컬렉션은 현대미술 아카이브와 그 컬렉션에 대한 질문과 숙제를 계속해서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글 | 우지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학예연구원)

교정 교열 | 강유미 Copy Editing: Yumi Kang

 

1) 작가의 공식 웹사이트와 당시 출간된 단행본에 수록된 프로젝트 설명을 비교해 보면 프로젝트의 개수와 내용각 프로젝트에 포함된 작품에 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예를 들어 2011년 출간된 단행본에는 공공의 공백’ 프로젝트가 나머지 두 프로젝트(다름을 닮음사람 객관적)와 동등한 위계를 갖는 것처럼 편집되어 있지만현재 김홍석의 웹사이트에서는 공공의 공백이 다름을 닮음’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있다또한 〈Bunny’s Sofa〉와 같은 일련의 인형 탈 작품은 해당 단행본에서는 다름을 닮음’ 프로젝트로 소개되고 있으나 현재 웹사이트의 분류에서는 부차적 구성에 포함되어 있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김홍석 컬렉션에서 제시된 프로젝트 분류는 상대적으로 최신인 웹사이트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해당 전시와 연계하여 출간된 김홍석 외『퍼포먼스윤리적 정치성』(서울현실문화연구, 2011)과 김홍석의 웹사이트(gimhongsok.com)를 참고.

2) 최근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반응하는 미술가’로 소개했다. 인터뷰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나는 스스로 ‘창조하는 미술가’가 아니라 ‘나는 반응하는 미술가’라고 했어요. [...] 독창적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은 정말 자유로운 상황일 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 물어봤어요. ‘나는 정말 자유로운가?’ 자유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내 발목과 내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이 서구의 모더니티였기 때문에요.” 수원시립미술관, '2025 아워세트 : 김홍석×박길종' 작가 인터뷰│김홍석, 유튜브, 2025년 4월 18일, https://www.youtube.com/watch?v=G47JZ6VU2gA, 2025년 11월 18일 접속.

3) 김홍석, 「낯선 이들보다 평범한: 퍼포먼스의 윤리적 정치성에 대하여」, 『좋은 노동 나쁜 미술』 (서울: 플라토, 2013), 140-141.

4) 『BLUE HOURS』(서울: 국제갤러리, 2013), 118-119.

5) 김홍석, 「제안서」, 『좋은 노동 나쁜 미술』 (서울: 플라토, 2013), 35-38. 그밖에 ‘부차적 구성’과 관련한 김홍석의 글은 MA-02-00003459, 재료의 정치성에 대한 문서, 김홍석 컬렉션, 김홍석, 서울시립미술관 미술아카이브 소장과 MA-02-00003456, 〈Fear Begotten by Adiaphora (People Objective)〉 문서, 김홍석 컬렉션, 김홍석, 서울시립미술관 미술아카이브 소장이 있다. 

6) ‘사람 객관적’ 프로젝트와 ‘부차적 구성’, ‘완전한 미완성’ 간의 연결과 관계에 대한 고찰은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대한 최빛나와 제이슨 웨이트의 비평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때 프로젝트 간의 연결점은 노동과 시간을 중심으로 분석되었다. 최빛나·제이슨 웨이트, 「사랑을 위한 시간」, 『Blue Hours』(서울: 국제갤러리, 2014), 105-117.

7) 『Blue Hours』(서울: 국제갤러리, 2014), 83.

8) 김홍석은 앞서 언급한 〈자소상〉(2013)을 설명하는 작가 노트에서 이 작품의 주제어를 “불완전한 완전성 혹은 완전한 중간”으로 제시했다. 김홍석, 「제안서」, 35.

9) 관련된 논의는 김정현, 「실황 이후(After Live): 퍼포먼스 미술의 제작과 기록, 김홍석의 ‹위조란›을 중심으로」, 『소실의 아카이브』(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2024), 48-62.를 참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2023년 연구교류 프로그램 〈소실의 아카이브〉를 통해 비물질적 예술실천과 아카이빙 실천의 관계를 탐구했다.

계층구조

  • [C] 김홍석 컬렉션

    • 열림

      [S] 주요 프로젝트 관련 자료

      • 열림

        [SS] 다름을 닮음

        • [F] Thump!

        • [F] A Petal

        • [F] America, Plate 10

        • [F] Human Abstract

        • [F] G.N.P./cOrrespOndence

        • [F] Literal Reality

        • [F] Untold Scandal

        • [F] Marat's Red

        • [F] Mao Met Nix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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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 초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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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전시 관련 자료

      • [F] 1998 I'm gonna be number one

      • [F] 2000 Heromanic

      • [F] 2003 초대장전

      • [F] 2004 Antarctica

      • [F] 2005 Neighbor's wife

      • [F] 2006 광주비엔날레

      • [F] 2008 In through the outdoor

      • [F] 2011 평범한 이방인

      • [F] 2013 좋은 노동 나쁜 미술

      • [F] 2014 Blue Hours

      • [F] 2016 Xijing is NOT Xijing, Therefore Xijing Is Xijing

      • [F] 2017 Subsidiary Construction

      • [F] 2017 오쿠노토 국제예술제

      • [F] 2018 Dwarf, Dust, Doubt

      • [F] 2018 Irony & Idealism

      • [F] 2018 동아시아 문화도시 가나자와 - 변용하는 집

      • [F] 2019 타이틀매치: 김홍석vs.서현석-미완의 폐허

      • [F] 기타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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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전거 정보

김홍석(1964- )은 1987년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를 졸업한 후 198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1996년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미술, 노동, 윤리 등 사회적으로 구성된 제도나 질서에 도전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첫 개인전 《I'm gonna be number one》(1998, 금산갤러리)를 시작으로 《In through the outdoor》(2008, 국제갤러리), 《좋은 노동 나쁜 미술》(2013, 삼성미술관 플라토), 《Blue Hours》(2014, 국제갤러리), 《Subsidiary Construction》(2017, 페로탕 갤러리, 홍콩)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젊은 모색-새로운 세기를 향하여》(2000, 국립현대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Dreams and Conflicts》(2003),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Secret Beyond the Door》(2005), 《올해의 작가상 2012》(2012, 국립현대미술관), 요코하마트리엔날레 《화씨451의 예술》(2014), 《2019 타이틀 매치 김홍석vs.서현석: 미완의 폐허》(2019,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등 국내외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6년 첸 샤오시옹, 츠요시 오자와와 시징맨을 결성하여 리옹비엔날레(2009), 아이치트리엔날레(2010), 미디어시티서울(2010), 광주비엔날레(2012) 등에 참여했으며, 《시징의 세계》(2015, 국립현대미술관), 《Xijing Is Not Xijing, Therefore Xijing Is Xijing》(2016, 21세기 미술관, 가나자와) 등을 열었다. 현재 상명대학교 무대미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