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침>(1958)은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즐겨 그려오던 작가가 아침의 정적인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작가는 아침의 한가함과 조용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역동적인 생명감이나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한 발 치 물러나 조용히 바라보는 자세를 취한다. 특히 원경의 산과 근경의 건물 사이에 존재하는 비어있는 공간은 정적인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킴과 더불어 감상자의 시선을 먼 발치로 이끎으로써 자연스럽게 관조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윤곽선이 거의 사라진 건물이 화면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으며, 황토색으로 채워진 하늘과 산은 한국적인 정서를 품은
서울의 아침풍경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박상옥(1915-1968)은 1936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1942년 동경제국미술학교 사범과를 졸업했다. 1959년 동화화랑(서울), 1966년 신세계미술관(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1949년부터 1951년까지 국전에서 특선을 연달아 수상한 작가는 1954년에는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1960년에는 녹조소성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사실 경향의 작가단체인 ‘목우회(木友會)’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으며, 한국 ‘일요화가회(日曜畵家會)’의 지도교수를 지냈다. 1961년부터 서울교육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서민들의 일상이나 한국의 전통적인 풍경을 소재 삼는 작가는 한국인 고유의 심성과 정서를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독특한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작가는 소박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우선 가운데를 비워두는 원형적 구도를 택한다. 원형구도는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가운데로 몰리게 하는데, 시선이 집중되는 원형의 내부를 단조로운 색채로 채움으로써 화면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만든다. 특히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적인 소재들을 윤곽선과 세부묘사를 생략한 체 거친 붓터치로 투박하게 표현함으로써 대상을 토속적이고 정감있게 만든다. 여기에 진흙을 발라놓은 것과 같은 황토색 계열의 색채를 하늘을 포함한 건물, 마당, 의상 등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에 채움으로써 토속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