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과 미술연구 / SeMA 소장품
청계천 메들리, 2010, 박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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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연도 2010
  • 재료/기법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 작품규격 21분 35초
  • 액자규격 -
  • 관리번호 2017-119
  • 전시상태 비전시
작품설명
<청계천 메들리>(2010)는 박경근의 첫 장편필름으로, 청계천이라는 실제 장소를 마치 풍경화처럼 몽타주해 낯설게 보이게 만든다. 초반부에 자신의 꿈을 설명하는 나레이션과 함께 한 인물이 청계천 일대의 공구상가를 헤집고 다니고, 70년대 뉴스들과 날카로운 기계음들이 시청각을 자극하는 가운데 카메라는 공구상가의 사람들과 그들이 다루는 ‘철’에 집중한다. 1970-80년대 청계천 공구상가는 근대화의 역군으로 군림했지만 지금은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낙후된 동네로 전락했고, 박경근은 작품 속에서 한국 근현대사라는 거시적 역사와 그 안에 실제하는 개인의 삶을 중첩시켜 동시대 한국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익숙한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영상미를 시도해 영화와 미디어아트의 경계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박경근(1978- )은 2000년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디자인과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2005년 캘리포니아예술대학원(Cal Arts)에서 필름과 비디오 전공으로 졸업했다. 2010년 첫 장편영화 <청계천 메들리>를 발표했으며, 로스앤젤레스 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했다. 2013년 제작한 <철의 꿈>으로 2014년 대만 다큐영화제에서 작가시선상, 로마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최고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샤르자 비엔날레에서 상영됐다. 2013년 《철의 꿈》(옵시스아트, 서울), 2015년 《시공간 기계》(을지로, 서울)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6년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 스펙트럼’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후보에 올랐다.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을 받았다. 박경근은 영상미디어를 통해 섬세한 연출과 독특한 영상미로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탐색하는 작가다. 그는 초기작에서 ‘철’을 중심으로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함축적으로 풀어내 크게 주목받았다. 2010년의 첫 장편영화 <청계천 메들리>에서는 청계천 일대의 공장과 그 곳의 사람들을 담았고, 2013년의 <철의 꿈>은 반구대 암각화를 포항제철과 현대조선소와 연결시킨 것이었다. 또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자동차 공장과 로봇들의 역동성을 다룬 <1.6초>(2016) 역시 유사한 맥락을 갖는다. 박경근은 또한 ‘군대’로 대표되는 한국 남성문화를 통해 한국사회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군대: 60만의 초상>(2016)이 그것이다. 이들 작업에서 박경근은 한국 사회의 남성중심적 시스템을 철, 자동차, 군대 등을 통해 표상하면서, 그것을 숭배하기보다 오히려 신화화된 이면을 쫒는 태도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