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서울사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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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보고싶어서

《보고싶어서》는 일상 사진을 토대로 가족, 삶과 같은 일상이 주제가 되는 사진들을 간편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 각자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역사성, 사회 구조, 사회적 모순 등을 동시에 드러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사진 찍는 특별한 순간을 모든 날과 모든 순간으로 확장한다. 휴대폰이 카메라를 대체하고, 가격 저항성이 낮아지고 성능이 고급화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사진은 대중성의 대표적인 아이콘을 넘어 보편재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사진의 특별함과 사진의 소중함이라는 키워드는 흐려진다. 뿐 아니라 디지털화가 초래한 비물질성은 그것의 의미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이 다시 의미 있어지는 순간을 다룬다. 사진이 여전히 차이를 만들 때, 사진이 차이를 만들어 내는 순간은 결코 기존과 다르지 않다. 사진은 원래 그러했으며 그때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지나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임을, 사진은 여전히 차이를 만들고 있었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작가소개

  • 고정남 (b. 1964, 한국)
    고정남은 2003년 여름 도쿄를 벗어나 오사카, 고베, 후쿠오카, 구마모토, 그리고 다시 도쿄에서 아오모리, 하코다테, 홋카이도를 여행하였고, 그리고 1년 후 2004년 겨울 일본의 동북지방인 니이가타에서 아키타까지 3일간의 여행을 통하여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었다. 여행의 장소란 현실을 벗어난 이상이자 꿈의 공간이고 보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그 중 진달래는 잊혀진 추억의 공간, 4월이면 지천을 물들이던 고향 장흥을 떠오르게 하는 대상물이다. 그곳에는 사랑했던 사람도 있고, 진달래를 나누어 먹던 추억도 있다. 이렇듯 고정남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특징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무목적성의 대상을 통해 그들의 진실한 존재(實存)에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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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나이 마사후미 (b. 1968, 일본)
    사나이 마사후미는 24세에 사진을 시작했고, 작품 <살아있는生きている> 시리즈로 데뷔하였다. 이 시리즈에서 그는 매일 같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도로와 벌판, 주거 지역의 일상을 담는다. 자못 무작위로 찍은 것처럼 보이는 이 사진들은 작가에 의하여 마치 살아있는 과거의 어떤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의 대상물을 인식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아지랑이나 정령 같은 느낌에 중점을 둔다. 즉 그에게 사진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일상의 다른 차원들을 의미한다. 그의 사진은 보는 사람 각자의 기억에서 형태를 바꾸며 사진을 죽음의 대표적 지시체가 아닌 마치 본연의 살아있는 생물처럼 느끼게 하는 그만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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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먼 후지와라 (b. 1982, 영국/일본)
    사이먼 후지와라는 런던에서 출생하여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계 일본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테마파크 형태의 놀이기구, 밀납 인형, 로봇 카메라, 메이크업 회화 및 짧은 영상을 포함하여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초-자본주의 세계의 정체성의 복잡성과 모순을 다룬다. 후지와라는 주로 관광 명소, 유명인, 역사적인 이야기 및 대중 매체 이미지와 같은 대중의 기호를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작품 제작 과정에서 광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같은 문화 생산의 지배적인 형태를 ‘초-연계’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미지 페티쉬, 기술 및 소셜 미디어가 현 시대의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복합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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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규 (b. 1971, 한국)
    서민규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구에서 사진위주의 출판사 마르시안 스토리를 운영하며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사진집을 만든다. 유년시절 고향을 떠나 성인이 되어 돌아온 고향의 모습은 당시 불고 있던 혁신도시지정으로 인하여 개발 논의 중심에 서 있었고, 이전까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과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작가의 마을 또한 이러한 개발의 물결에 함께 휩싸이고 있었다. 성인이 된 작가는 변화의 앞에 선 자신의 고향을 어린 시절의 풍경 그대로 담아두기를 바랬고, 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카메라의 삼각대를 일부 개조하여 유년시절 보았던 그 눈 높이 위에 카메라의 렌즈를 위치시켜 조심스레 셔터를 누른다. 사진에는 어릴 적 보았던 고향의 모습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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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 칼 (b. 1953, 프랑스)
    소피 칼은 사진의 다큐멘터리적 속성을 사용하여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된 사진과 텍스트를 기본 구성으로 자전적 허구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014년 소피 칼이 가장 사랑하는 단 하나의 존재, 고양이 '수리(Souris Calle, 역주: 생쥐라는 뜻)'가 그녀의 곁을 떠난 이후 그녀는 수리의 죽음에 일종의 경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40명의 음악가와 가수들에게 수리를 위한 노래를 제작해 줄 것을 부탁했고 그것을 모아 음반을 발매했다. 이 작품은 턴 디스크의 형태로 전시장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데, 이는 애도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헌사의 감정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확장하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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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톤김 (b. 1976, 한국)
    스톤김의 <두부 사러 가던 길>은 성북문화재단의 의뢰로 성북구가 인문학 증진과 소통을 위하여 지역 내 문인들의 기록 정리의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스톤김은 황현산, 최만린 등과 함께, 민중의 삶과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의 리얼리즘을 추구해 온 시인 신경림의 시집 『사진관 집 이층』에서 엿보이는 과거의 편린들을 다시 한번 붙잡는다. 같은 책에 수록된 시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에서 느껴지듯, 시인과 작가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중첩을 이루는 이 작품은 시인의 고향이자 어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우리의 추억이자 오늘의 삶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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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나 폭스 (b. 1961, 영국)
    애나 폭스의 작품 <어머니의 찬장과 아버지의 말>은 작가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자전적 경험을 담고 있다. 한정판 소책자 형태로 제작된 이 작품에서 작가는 아웃사이더로서 기존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다. 작품은 독자가 책자를 소유하고 싶게끔 연분홍색 커버와 정교한 폰트로 꾸며진 내지로 구성된 반면, 작은 글씨의 텍스트를 읽는 순간충격적인 폭력의 초상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의 <바퀴벌레 일기>와 더불어 가정폭력의 불안정한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그린 이 작품들 속 모든 이미지와 텍스트는 디자인, 편집, 제작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자가 기획으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작품의 의미와 이해의 핵심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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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왈리드 라드 / 아틀라스 그룹 (b. 1967, 레바논)
    왈리드 라드는 1967년 레바논 치바니에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베이루트에서 보내다가 1983년 16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동하였다. 그는 사진 이미지에 대한 물음, 사진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가와 같은 사진 및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쟁의 경험과 역사를 표상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1999년 그는 가상의 아카이브 아틀라스 그룹(The Atlas Group)을 설립하여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레바논의 내전에 중점을 둔 레바논 현대사를 문서화고 있다. 이 아카이브는 다큐멘터리적인 방식을 활용하여 가상의 레바논 역사를 구성, 역사적 신뢰성을 깨뜨리고 전쟁의 외상 및 내전의 모순된 이야기가 중점을 이룬다. <우리는 그들이 두 번이나 말하도록 했다 “우리는 확신한다고.”(그것은 더 설득적이었다)>는 1982년 일어난 이스라엘 군의 베이루트 침공과 포위 공격을 기반으로 한 작업이다. 당시 15세였던 라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동베이루트 지역에서 이 침공을 촬영하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구멍과 주름으로 손상된 이 사진은 전쟁의 흔적을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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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영 (b. 1988, 한국)
    전시영의 <쿼터152-174>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작가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일련의 사진들을 시간의 순서로 배열한 작업이다. 1,000개에 달하는 이 사진들은 분기별로 기간을 나누어 그가 운영하는 독립 출판사 겸 스튜디오 이루투프(ERUTUF)를 통하여 과월호의 형태로 사전 출간되었다. 그의 작업은 일상, 기억, 무의식 등을 다루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지나가 사라지는 것들, 한번 찍어두고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들에 대한 애착이다. 자연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며 유한한 것이지만 전시영은 그 안에서 오래 바라보고 그것의 의미를 발견해 내는 시간의 머무름을 기록한다. 사실 한 순간의 차이를 경험한다는 것은 객체, 즉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나의 태도에 있다. 진짜와 가짜, 차이와 비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나의 내적 심상 – 마음상태이며, 그러므로 사진에 담긴 그 시간의 존재 물들은 나의 이야기, 즉 끝없이 나를 돌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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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서린 오피 (b. 1961, 미국)
    캐서린 오피는 사진의 역사와 미국인의 정체성에 관하여 꾸준히 탐구해온 대표적 작가이다. 이번 풍경 시리즈에서 오피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풍경을 담았다. 캐서린 오피가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포토그래퍼 안셀 애덤스(Ansel Adams)와의 긴밀한 역사적 연관성 때문으로 오피는 애덤스의 파노라마 사진과 같은 주제를 다루되, 부분을 자르고 초점을 흐리게 하며, 대지의 각도에 변화를 주어 새롭고 예측 불가능한 21세기 자연과의 관계를 재정의 하고 있다. 오피는 미국의 황야와 같은 바위로 둘러싸여 남성성으로 지배되었던 고전적 장르의 풍경 사진의 서사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자연 역시 인간의 신체처럼 세월과 무력으로 유린되는 취약한 존재임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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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경 (b. 1983, 한국)
    함혜경은 누구나 아는 것에서 시작해 깊고 내밀한 어떤 것에 대해 말한다. 그의 작업은 관계, 사랑, 욕망, 좌절, 일에 대한 것으로 이들에 대하여 마음속에 벌어지는 자신의 상황과 모습을 떠올리며 생성되는 어떠한 장면들을 영상에 담는다. 작품 <나의 첫사랑>은 카페에 앉아 상념에 잠겨있는 한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어떠한 한 사건에 대한 서사적 설명이 아닌, 너무나 사소해서 잊혀지고 마는 개인적인 이야기와 감정으로써의 첫사랑에 대한 것이다. 나지막한 목소리의 화자는 전혀 연결 되지 않은 기억의 단편들을 하나씩 읊조리면서 그 과정에서 화면은 마치 그 추억의 모습을 눈앞에 보여내듯 기억의 조각처럼 화면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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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예지 (b. 1993, 한국)
    황예지의 작업 <절기>는 집을 나간 엄마를 대신했던 언니와 10년 만에 돌아온 엄마를 함께 바라보는 작가의 자전적 작업으로 두 명의 엄마 사이를 서성거리는 작가의 삶을 기록한 작업이다. 가족사진과 초상사진을 중심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황예지는 거창한 담론보다 개인의 역사를 다루는 것에 관심을 둔다. 어렸을 때 온갖 것을 다 기록했던 아버지 덕분에 사진을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았고, 엄마와 언니의 모습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여 숨을 꾹 참고 사진을 찍는다. 느린 셔터 스피드는 상황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만들었으며, 카메라가 주는 무게감이 작가의 손끝에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있다. 개인 단위에서 생성되는 자책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면서, 그것의 형성 과정과 환기 과정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위로와 구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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