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극장>은 레안드로 에를리치가 2018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선보인 소형 모래 자동차 작업 <중요함의 순서>를 실제 사이즈로 변형해 선보이는 신작입니다. 이번 전시의 오픈 직전인 2019년 12월 아트 바젤 마이애미 해변에서 설치된, 실제 사이즈의 모래 자동차 66대로 구성된 작품 <중요함의 순서>의 변형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극장>에서 13대의 모래 자동차가 바라보는 화면에서는 실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들의 영상이 상영되고, 스피커를 통해 자동차의 소리가 들리며, 이는 모래 자동차들의 이룰 수 없는 꿈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모래가 매우 시적인 재료로 인간이 처음 태어나서 무언가를 만드는 원초적인 행동이 모래장난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것이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기술집약적인 사물인 자동차라는 형태를 갖는 것이 역설적으로 재미있는 점이라고 덧붙입니다. 동시에 모래라는 재료를 통해 생성과 소멸이 별개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바위가 부서져 마지막에 이르게 된 모래라는 형태가 다시 생성의 재료가 되어 현대사회에 필요한 많은 것들, 예를 들어 유리, 콘크리트, 반도체 등을 만들어 내지요. 영상 속 자동차의 실사 이미지와 전시장에 자리한 모래 자동차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존재와 비존재, 실재와 반영 이미지, 물질과 표상 등에 대한 대비를 통해 이질적인 감각을 경험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