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디지털 장치의 특징과 경험 속에서 구현해온 구기정은 이번 신작을 통해 도시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자연과 고립된 상태에서 자연에 쓸모 있는 인간으로 남으며 자연에 영감 받는 태도를 지속할 수 있을지, 몸의 이동 없이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질문합니다. 작업은 지인의 자연-친화적 디자인 스튜디오에 영감을 받아 촉발되었습니다. 도심 속 건물 안 좁은 사무실 창가에 배치된 다양한 식물의 생장과 조합의 변화를 설계하면서 도시 속 식집사(인간)와 반려 식물(비인간)의 관계 맺기를 통해 기이한 패턴이나 특이한 색감 등을 가진 식물을 모으고 가꿔서 공간에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반려 식물을 촬영, 3D 스캔하고 고화질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미지를 제작하고 티비와 구조물 이미지를 실제 화면 안에 액자식으로 배치하여 실제-가상 이미지를 병치하고 관람자의 명상적 몰입을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기기나 인간공학적 디자인과 같이 도시에서 주어진 것들로 순환하고 명상적인 대자연을 경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에 대해 질문하며 가장 도시적인 방식으로 디지털 자연을 해체하고, 또 구성하고자 합니다.